국내 5대 그룹으로 꼽히는 롯데의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했습니다. 향년 99세입니다.
거동조차 힘든 상태로 지난해 11월과 12월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최근에는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출장을 떠났던 신동빈 회장도 급히 귀국해 가족과 그룹 임원진이 모여있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롯데그룹은 전했습니다.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지는데,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롯데지주 황각규·송용덕 대표가 장례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지난 1921년 울산에서 빈농의 맏아들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21살에 무작정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과 우유 배달을 하며 공부합니다.
성실함을 알아본 한 일본인이 대준 돈으로 사업을 시작해 1948년 종업원 10명에 자본금 100만 엔으로 '주식회사 롯데'를 세웁니다.
풍선껌을 대표로 한 식음료 사업에서 크게 성공한 신 명예회장은 한일 수교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합니다.
이후 사업 영역을 넓혀 90여 개 계열사, 매출 100조 원에 달하는 롯데그룹으로 키워냈습니다.
자원이 빈약한 만큼 관광으로 나라를 세워야 한다는 신념으로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고, 한국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롯데월드 타워 건설도 지휘했습니다.
1995년에는 관광산업 분야에서 처음으로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말년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2015년에는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 회장이 경영권 다툼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신 명예회장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2017년 두 아들과 함께 경영비리 혐의로 징역 4년에 벌금 35억 원을 선고받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수감되지는 않았습니다.
국내 대기업에서 마지막으로 생존한 창업주였던 신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됐고, 발인은 오는 22일로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립니다.
취재기자ㅣ박소정
촬영기자ㅣ윤성수
영상편집ㅣ이영훈
자막뉴스ㅣ서미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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